•  Chapter 3. 💬 [고민 상담소] 

                       - (1) 유전으로 인한 질환으로 큰 수술을 받았어요.

1)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반복하며

    이러한 충동과 욕구를 스스로 억제하거나 조절하지 못한다.

2) 충동적 행동을 하기 전 긴장이나 각성이 고조된다.

3) 행동으로 옮긴 후에는 일시적인 쾌감이나 다행감 또는 긴장의 해소를 경험하게 된다.

4) 다른 신경증과 달리 행동 이후 자책, 후회, 죄책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충동조절장애이자 많이 접해 익숙한 '분노조절장애', 즉 '간헐적 폭발장애'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볼까요? '간헐적 폭발장애'는 분노와 관련된 감정조절을 이성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로 폭발적 행동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며, 이것이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정신질환입니다.

(1) 하는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한다.
(2) 화가 나면 주변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던진다.
(3) 화가 나서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4) 분이 풀리지 않을 때 종종 울어버린다.
(5) 급한 성격이고 흥분을 잘하는 편이다.
(6)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낸 적이 여러 번 있다.
(7) 성과에 대해 인정을 받지 못하면 화가 난다.
(8) 타인의 잘못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마찰이 생긴다.
(9) 사람들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과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10) 화가 나면 상대에게 폭력과 거친 말을 쓴다.
(11) 내 잘못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화를 낸다.
(12) 분노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1~3개는 감정조절 가능한 상황, 4~8개는 감정조절 능력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지만, 9개 이상 해당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간헐적 폭발장애'의 마냥 무섭고 두려운 존재, 버럭이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오늘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모든 감정들의 눈총을 받았던 골칫거리 사고뭉치 슬픔이 마저도 결국 우리에게 소중한 감정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분노'는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을만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 일종의 자기보호적인 기능을 하기도 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감정적 화력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마음은 좀 괜찮으신가요? 저는 드디어 평안한 나날을 맞이한 것 같아요. 행복할 일이 딱히 없는데 감정의 동요 없이 평온하고 잔잔해서 괜스레 편안하게 행복하네요. 마음이 불안하면 저는 종종 제 자신을 놓아버리는데 다시금 돌보기 시작했어요. 몸에 좋지 않은 습관들을 하나씩 지워내고 운동도 시작했거든요. 이번엔 또 작심 며칠이 갈지 모르겠지만 작심 3일도 10번 하면 30일이래요. 매번 '작심'하며 투두 리스트에 운동을 빼놓지 않는 것만으로 대견히 여기고 있답니다.

책도 꽤나 많이 읽고 기록도 꾸준히 해내고 있어요. 책이나 기록이 부담스러운 '일과'가 되지 않았으면 해서 늘 모든 잘 준비를 끝내고 언제든 잘 수 있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써요. 그런데 독서와 기록은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온갖 핑계가 난무하는 험난한 여정이어서 필요한 모든 걸 가장 가까운 곳에 두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침대 머리맡이 책들과 다이어리, 볼펜으로 복작복작해졌지만 아침에 일어나 널브러진 책을 정리하며 뿌듯함을 얻기도 해요.

생각해 보니 잠은 잘 안 자네요. 수면 시간은 현저히 줄었어요. 원래도 잠이 없는 편인데 더 많이 줄어서 새벽 5-6시쯤 자고 오전 8시-9시쯤 일어나요. 가끔 늦잠 자면 오전 11시에 일어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수면패턴은 확실히 엉망이 되었어요.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지인과는 연락이 너무 잘 되고 있네요. 그건 좋아요.

손을 뜯는 건 여전히 고쳐지지 않아서 너저분한 손을 정리하기 위해 손톱 관리를 받으러 갔는데 이제 햇수로 3년째 뵙는 사장님이 오늘은 집에서 바로 온 거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외부 일정을 마치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갔는데 말이죠. 그만큼 열심히 일해 퀭하게 보인 것일까요?

아, 새해가 되고 아프기도 했어요. 독감이 유행이래요. 다행히 독감은 아니었지만 요즘 독감이 아주 독하다고 하니 님도 조심하세요.

다시금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면 모두 자잘자잘한 오류들이 많네요. 저는 과연 제대로 돌보고 있는 것이 맞을까요? 저는 왜 완벽하게 제대로 해내는 거 하나 없는 와중에 행복을 느끼는 걸까요?

사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요즘 제 일상의 몇몇 조각들을 꺼내와봤어요. 님은 어떨 때 마음이 좋지 않으신가요? 답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성급하고 조급함, 무력감과 무기력, 권태 그리고 그 와중에도 추구하는 이성과 논리, 사실과 질서 이런 것들로 하여금 우리가 불안해지고 억지로 애쓰게 되며 결국 소진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견디고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으니 바로 '소극적 수용력(negative capability)'이래요. '유연성'과도 비슷한 개념인데 '조급하게 사실이나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 않고 불확실성, 신비, 의혹 속에서도 머물 수 있게 해주는 사고의 미묘하고도 직관적인 상태'라고 해요. 빠른 판단과 돌파구로 상황의 신속한 종결을 추구하는 '적극적 수용력'과는 달리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고 불확실한 상태를 피하지 않으며 끝까지 그 상황 그대로를 지켜보는 능력이에요.

요즘 제가 행복을 편안하게 느낀다 싶었는데 '소극적 수용력'에 관한 구절을 보고 '이거다!' 싶더라고요. 요즘 부쩍 생각을 안 해요. 정확히는 생각을 하려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평소 같았으면 지금 당장 행복하더라도 '갑자기 왜 행복하지?', '난 왜 요즘 행복하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어야 하는데 이유를 찾으려 애쓰지 않았어요. 그러다 책을 읽으며 우연히 발견했죠. 단순하게 생각하고 유달리 애쓰지 않는 것 같아요. 머릿속을 최대한 간결한 문장으로 유지하고자 어지럽히는 것들을 정리해내 기억하는 것도 별로 없어요. 기억력이 안 좋아졌다기보단 기억 속에 저장을 잘 안 해요.

우리는 '이게 맞나', '잘 하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하는 수많은 질문과 반문, 의문과 의혹들이 가득한 아이러니의 삶 속에서 오히려 답이 보이지 않는 미래라 낙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적극적 수용력'으로 삶을 돌파할 수 없을 때는, 그러할 의지와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을 때에는 가끔씩 이렇게 아이러니의 흐름에 맡겨보아도 좋을 거 같아요. '될 대로 대라'하며 맡겨 두고 그저 조금 더 나를 위한 선택을 늘려가며, 이러나저러나 있는 동전의 양면 가운데 보다 좋은 쪽을 바라봐 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 완벽하진 않지만 어쨋든 자신을 돌보고 있는 중인 저처럼, 갈망함과 동시에 무력한 어느날의 우리처럼 말이죠. 소극적인 수용도 아무튼 수용하며 얻고 있는 것이니 말이에요. 님, 괜찮아요. 무언가 남겠죠. 그것들을 붙잡아 봅시다.

님이 지금 가장 기대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