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포레스트 검프의 엄마라는 운명으로 포레스트의 IQ가 75여도, 그가 선천적으로 등이 굽어 제대로 걸을 수 없어도 언제나 그의 든든한 엄마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죽음이라는 운명의 때를 맞이했죠.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운명에 충실했고, 맞이할 운명 앞에 언제나 겸허했습니다.
댄 테일러 중위
"여태 날 살려줘서 고맙다는 말도 못 했군."
군인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는 것을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운명대로 죽을 기회가 찾아왔으나, 포레스트가 그를 살리는 바람에 이루지 못했고, 대신 두 다리를 잃었죠. 그런 댄 중위는 포레스트를 죽어라 미워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포레스트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검프에게 살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그 운명대로 살아간다면, 어쩌면 정해진 운명을 향해 우리도 모르게 나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운명이 무엇인지, 몇 개인지, 언제, 어떻게 우리 앞에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 채 말이죠. 그런데 정말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간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든 우리는 그 운명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잠시 방황하고 길을 잃어도 우리는 그 운명을 맞이할 것입니다. 바람처럼 떠다니며 운명을 향해 가는 것이죠. 그러니 댄 중위처럼 운명이라고 생각한 것이 좌절되어도, 포레스트의 여자친구 제니처럼 되는 것 하나 없이 헤매어도 괜찮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우리를 운명 앞으로 이끌 것이니까요.